들어가며
건물의 어느 문 앞에 점자표지판이 붙어 있습니다. 손끝으로 읽으면 ‘회의실’인데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그곳은 교육실입니다. 안내판이 오래되어 실제 공간과 달라졌을 수도 있고, 처음부터 잘못 붙은 점자표지일 수도 있습니다.
시설을 관리하는 쪽에서는 점자표지판을 설치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진에도 남고, 조사표의 설치 항목에도 표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에게 돌아온 것은 안내가 아니라 틀린 정보입니다.
장애인 편의시설이라고 하면 흔히 경사로와 장애인 화장실부터 떠올립니다. 그것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이 건물 밖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려면 훨씬 많은 정보가 이어져야 합니다. 입구를 찾고, 문의 용도를 확인하고, 계단의 시작과 끝을 감지하고, 승강기의 도착과 운행 방향을 알고, 위험할 때는 대피 경로를 찾아야 합니다.
집도 다르지 않습니다. 건물 입구에 턱이 없고 승강기가 있어도 공동현관 로비폰의 숫자판을 찾지 못하면 집으로 들어가는 길은 그 앞에서 끊깁니다. 어렵게 들어가도 월패드와 난방조절기, 디지털 도어록을 혼자 조작할 수 없다면 자신의 집을 스스로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다는 말은, 시각장애인이 그 공간을 혼자 찾아가고 이용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뜻일까요?
제27호 - 2026년 9월 1일(화)
브리핑 1. 편의시설은 누구의 생활을 연결하는가 — 경사로 너머의 접근성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은 장애인 등이 시설과 설비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의 설치와 관리를 규율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편의시설은 건물 한구석에 따로 붙이는 장치가 아닙니다. 시설 밖에서 목적지에 닿고, 그 안에서 필요한 일을 마친 뒤, 위험할 때 빠져나오는 과정을 이어 주는 시설입니다.1
보건복지부의 2023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현황조사는 편의시설을 여섯 범주로 나눴습니다. 건물까지 접근하는 보도와 장애인전용주차구역 같은 매개시설, 출입문·복도·계단 또는 승강기 같은 내부시설, 화장실·욕실 같은 위생시설이 있습니다. 점자블록과 유도·안내설비, 경보·피난설비는 안내시설에 들어갑니다. 접수대·매표소·판매기·음료대 등은 기타시설로, 휠체어와 점자 업무 안내책자 등은 비치용품으로 분류됩니다.
이 분류를 사람의 움직임으로 다시 읽어 보겠습니다.
시각장애인은 주출입구까지 이어진 점자블록을 따라갑니다. 점자블록 가운데 선형블록은 이동 방향을 잇고, 계단 앞의 점형블록은 단차와 위험을 알립니다. 출입문 손잡이의 점자표지로 방의 용도도 확인합니다.2 손잡이의 점자에서 현재 층과 이동 방향을 읽습니다. 승강기를 이용할 때는 호출 버튼이 제대로 눌렸는지, 어느 쪽 문이 열리는지, 승강기가 올라가는지 내려가는지, 지금 몇 층인지를 촉각이나 음성으로 알 수 있어야 합니다. 화장실 위치와 남녀 구분, 대피 경로와 경보도 눈으로 보는 정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저시력인에게는 다른 조건도 필요합니다. 표지와 바닥의 색이 충분히 대비되는지, 글자와 버튼을 가까이에서 읽을 수 있는지, 반사광 때문에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지, 화면에 표시된 정보를 온전히 읽을 수 있도록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같은 시각장애인이라도 점자, 음성, 확대, 고대비와 촉각 단서를 사용하는 방식은 서로 다릅니다. 점자 하나를 붙였다고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전체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설치율과 적정 설치율을 구분해야 합니다. 설치율은 법적 기준에 맞는지와 관계없이 해당 편의시설이 일단 설치된 비율입니다. 적정 설치율은 위치와 형태, 재질과 정보가 법적 기준에 맞게 설치된 비율입니다. 점자블록이 계단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거나 마모됐다면 설치는 되어 있어도 위험을 알리는 구실은 하지 못합니다. 안내판이 리모델링 전 정보를 그대로 담고 있다면 사용자는 잘못된 곳으로 향합니다.
편의시설은 서류에 설치 여부를 표시하려고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길을 찾고, 문을 열고, 층을 이동하고, 정보를 확인하고, 위험에서 빠져나오게 하려고 만듭니다. 무엇이 붙어 있는가보다 그 시설을 이용해 하려던 일을 끝낼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 보건복지부,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 89.2%로 ‘18년보다 9.0%p 상승, 세종·서울·경기 등 높아」
- 국가법령정보센터,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 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편의시설」
브리핑 2. 89.2%와 54.5% 사이 — 설치율이 가리지 못한 시각장애인의 현실
보건복지부가 2023년 3월부터 12월까지 전국 19만 991개 시설을 조사한 결과,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은 89.2%, 적정 설치율은 79.2%였습니다. 2018년보다 각각 9.0%p와 4.4%p 높아졌습니다. 편의시설이 양적으로 늘어난 것은 분명 반가운 변화입니다.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시각장애인 관련 항목만 따로 보면 다른 숫자가 드러납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2026년 열린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 제고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 자료집에서 보건복지부의 2023년 조사 항목 가운데 32개를 시각장애인 관련 시설로 분류했습니다. 이 분류를 토대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이 공개한 원보고서의 수치를 다시 합산하면 설치율은 63.6%, 적정 설치율은 54.5%입니다.3 전체 편의시설과 비교하면 설치율은 25.6%p, 적정 설치율은 24.7%p 낮습니다. 편의시설은 전반적으로 늘었습니다. 그렇다고 시각장애인이 현장에서 겪는 장벽까지 그만큼 줄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세부 항목으로 내려가면 간격이 더 선명해집니다. 계단 앞 점형블록의 설치율은 36.1%, 적정 설치율은 27.2%였습니다. 계단 손잡이의 점자표기는 26.1%만 설치됐고 적정 설치율은 22.4%에 머물렀습니다. 시각장애인용 피난설비는 86.0%가 설치됐지만 기준에 맞게 설치된 비율은 34.1%였습니다. 판매기·음료대 등의 조작버튼 점자표시는 설치율 18.8%, 적정 설치율 16.3%였습니다.
숫자는 시설이 없다는 사실만 보여 주지 않습니다. 설치했지만 제대로 쓸 수 없는 시설이 얼마나 많은지도 드러냅니다.
자료집에 실린 현장 사진과 토론회 뒤 공개된 보도에는 돌출선이 닳고 블록이 깨져 유도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점자블록이 나옵니다. 계단 손잡이의 점자표지가 손가락을 움직이는 방향과 맞지 않게 붙어 읽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교육실 문에 회의실이라고 적힌 점자표지가 붙고 승강기 호출 버튼의 점자는 위아래가 뒤집혔습니다. 점자안내판이 햇빛에 바래고 먼지가 쌓였으며 실제 공간 정보와 맞지 않는 사례도 있습니다.4
이런 오류는 시각장애인에게 특히 두드러지게 드러나기 때문에 고쳐지지 않고 더 오래 지속되기도 합니다. 묵자로 크게 적힌 회의실 표지가 교육실 문에 잘못 붙었다면 비시각장애인이 곧바로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점자를 읽지 못하는 설계자와 시공자, 시설 관리자가 검수하면 틀린 정보도 준공과 점검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의 손길이 닿아야 비로소 오류가 드러나고 수정될 수 있습니다.
지난 제7호에서는 공공의료기관의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당시 소개한 적정 설치율 30.1%와 공개된 2025년 조사의 43.5%는 조사 항목과 집계 범위가 달라 같은 지표의 전후 변화처럼 비교할 수 없습니다.5 다만 두 조사에서 공통으로 확인되는 것은 설치율과 적정 설치율 사이의 큰 간격입니다. 설치 실적을 늘리는 일과 설치된 시설을 실제로 쓸 수 있게 하는 일은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설치 전에는 도면과 제품 사양을 확인해야 합니다. 설치할 때는 위치와 방향, 정보의 정확성을 검수해야 합니다. 준공 뒤에는 마모와 훼손, 공간 변경과 표지 교체를 살피고 잘못된 정보를 고쳐야 합니다. 시각장애인이 직접 길을 찾고 시설을 이용해 보는 평가도 필요합니다.
이 검수를 처음부터 하지 않으면 결국 준공 뒤에 시설을 다시 뜯어고쳐야 합니다. 그때 시공자는 재작업과 공기 지연을 말할 수 있습니다.6 하지만 시설을 고치기 전까지 시각장애인은 틀린 정보를 믿고 움직여야 합니다. 누구는 공기를 걱정하는 동안, 누구는 교육실을 회의실로 알고 다른 문으로 향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묻고 싶습니다. 장애인 편의시설 시공은 애초에 그 공기에 들어 있지 않았던 것입니까? 설계와 발주, 시공과 검수 일정에 접근성을 처음부터 넣었다면, 접근성 때문에 따로 늦어질 공기는 없습니다. 빠뜨린 시설을 나중에 고치면서 생긴 지연을 접근성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됩니다.7
편의시설 규정이나 기준을 고치자고 하면 행정적 부담과 사회적 비용 증가도 거론됩니다. 절차가 필요하다는 말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절차가 끝날 때까지 시각장애인은 잘못된 점자표지를 믿고 움직이고, 끊긴 유도 경로 앞에서 멈추며,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피난설비에 자신의 안전을 맡겨야 합니다. 행정기관과 시공 현장의 부담은 업무와 일정을 조정해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시각장애인의 안전과 생명, 기본권은 그 조정이 끝날 때까지 뒤로 미뤄 둘 수 있는 항목이 아닙니다. 두 가지를 같은 무게의 이해관계처럼 저울에 올리는 순간, 저울은 이미 기울어 있습니다.
당사자가 요구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점자표지에는 실제 공간의 이름이 정확히 적혀 있어야 하고, 계단과 승강기는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화재가 났을 때는 화면을 보지 않고도 대피 경로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어떤 법 조문과 설계 기준에 넣을지, 어떤 제품과 공법으로 구현할지, 예산과 공기를 어떻게 짤지는 전문가와 행정이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복어 요리를 주문한 손님에게 독을 제거하는 방법까지 고안하라고 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당사자에게 전문가의 숙제를 떠넘긴 뒤 그 요구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현실이라면, 오히려 그 현실이 장애인 당사자의 삶과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89.2%라는 숫자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숫자 하나로는 누가 어느 시설 앞에서 멈추는지 알 수 없습니다. 54.5%와 그 안의 세부 항목을 함께 보아야, 설치율이 가려 온 시각장애인의 현실이 비로소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 보건복지부,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 89.2%로 ‘18년보다 9.0%p 상승, 세종·서울·경기 등 높아」
- 한국장애인개발원, 「2023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현황조사」
- 매경헬스, 「“점자가 180도 뒤집혀 있었다”…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있어도 못 쓴다」
- 시사위크,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 89.2%인데… “시각장애인 체감 접근성 낮아”」
브리핑 3. 승강기와 계단, 왜 둘 중 하나여서는 안 되는가 — 선택과 대피의 경로
현행 시행령의 대상시설별 편의시설 표에는 내부시설의 한 항목이 ‘계단 또는 승강기’로 묶여 있습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자료집뿐 아니라 한국장애인개발원의 공개 원보고서도 이 ‘또는’이라는 문구 때문에 승강기가 설치된 건물의 계단 편의시설이 점검에서 밀려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8
그렇다고 계단과 승강기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좋은 편의시설인지를 가릴 문제는 아닙니다.
휠체어 이용자와 계단을 오르기 어려운 사람에게 승강기는 층간 이동을 위한 필수 경로입니다. 시각장애인도 낯선 건물에서는 점자와 음성안내가 갖춰진 승강기를 더 안전하고 빠른 경로로 고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익숙한 건물에서 계단을 선호하는 시각장애인도 있습니다. 가까운 한두 층을 이동하려고 멀리 떨어진 승강기를 찾아가느니 위치를 알고 있는 계단을 쓰는 쪽이 편할 수 있습니다.
재난과 고장 상황에서는 선택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화재나 정전, 점검으로 승강기를 이용하지 못하면 계단이 대피 경로가 됩니다. 평소에는 승강기를 주로 쓰던 사람도 그 순간에는 계단의 위치와 층수, 이동 방향을 알아야 합니다. 계단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점형블록, 미끄러지지 않는 바닥, 끊기지 않는 손잡이, 현재 층과 진행 방향을 알려 주는 점자표지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승강기도 조작반에 점자만 붙인다고 접근 가능해지지는 않습니다. 호출 버튼을 찾아 제대로 눌렸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어느 승강기가 도착했는지, 문이 열렸는지, 올라가는지 내려가는지 알아야 합니다. 안에서는 목적층을 선택하고 잘못 누른 층을 취소하며 현재 층과 출입문 방향을 확인해야 합니다. 비상통화가 연결됐는지도 눈으로 보지 않고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목적층 등록식 승강기에서는 거쳐야 할 단계가 더 많습니다. 승강장 단말기에서 목적층을 먼저 입력하면 시스템이 이용자가 입장할 승강기를 배정합니다. 이용자가 점자 숫자만 읽을 수 있어도 배정된 호기를 음성이나 촉각으로 확인할 수 없다면 어느 문 앞에 서야 할지 알기 어렵습니다. 문이 열린 뒤에도 그 승강기가 자신에게 배정된 것이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미국 접근성위원회의 ADA 표준 해설도 목적층 입력과 배정 승강기 표시, 승강장 신호와 촉각 표지, 음성 안내를 하나의 이용 과정으로 다룹니다. 이 해설이 국내법을 대신하는 기준은 아니지만 승강기 접근성을 조작반 하나가 아니라 승강기의 전체 이용 과정으로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9
계단과 승강기는 서로를 없애는 대체재가 아닙니다. 평상시의 선택, 이용자의 신체 상황과 감각, 건물 구조, 고장과 재난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는 두 경로입니다.
앞에서 살펴본 한국장애인개발원 원보고서와 자료집은 세부 제안은 다르지만 계단과 승강기를 하나로 묶어 다루는 조사표와 법령의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합니다. 다만 법령에 ‘계단 또는 승강기’라고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시설에서 둘 중 하나의 시각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먼저 법령이 실제로 무엇을 요구하는지 확인하고, 이 문구 때문에 현장 조사에서 어떤 항목이 빠지는지 살펴본 뒤, 기준을 어떻게 고칠 것인지 논의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기준은 분명합니다. 승강기를 제대로 설치했다는 이유로 계단의 접근성을 포기할 수 없고 계단이 있다는 이유로 승강기를 빼서도 안 됩니다. 접근성은 사용자를 대신해 하나의 길을 골라 주는 일이 아닙니다. 사용자가 상황과 필요에 따라 이동 경로를 ‘스스로’ 고를 수 있게 하는 일입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 2
- 한국장애인개발원, 「2023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현황조사」
- 에이블뉴스, 「“왜 내 집인데 마음대로 못 드나드나” 시각장애인 막는 장벽」
- U.S. Access Board, 「Chapter 4: Elevators and Platform Lifts」
브리핑 4. 공동현관에서 현관문까지 — 내 집인데 왜 혼자 들어갈 수 없는가
아파트 입구에 경사로가 있습니다. 공동현관을 지나면 승강기도 있습니다. 건물 안에는 휠체어가 지나갈 폭과 턱 없는 동선이 마련됐습니다. 그런데 공동현관 로비폰이 전면 유리 터치스크린이고 숫자판은 화면에만 나타납니다.10 시각장애인은 자기 집이 있는 건물 앞까지 도착하고도 문을 열 수 없습니다.
집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한 단계씩 따라가 보겠습니다.
먼저 공동현관 단말기의 위치를 찾아야 합니다. 화면을 깨우고 동·호수나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출입카드와 얼굴인식 같은 인증수단을 사용합니다. 입력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아야 합니다. 문이 열린 시간 안에 통과한 뒤 승강기를 호출합니다. 목적층 등록식이라면 배정된 승강기까지 찾아가야 합니다. 세대 앞에서는 다시 디지털 도어록을 찾고 비밀번호나 인증수단을 조작해야 합니다.
이 단계 가운데 하나라도 시각 정보에만 의존하게 되면 전체 출입 과정이 끊깁니다.
평면형 숫자판에는 손가락을 댈 기준점이 없습니다. 카드리더의 위치를 알려 주는 촉각 단서가 없으면 출입카드를 어디에 대야 하는지 찾기 어렵습니다. 화면에만 ‘비밀번호 오류’가 나타나면 다시 입력해야 하는지, 경비실 호출로 넘어갔는지, 일정 시간 조작이 잠겼는지 알 수 없습니다. 문이 열렸다는 소리와 남은 시간을 확인하지 못하면 통과 시점을 놓칩니다.
스마트폰 앱과 얼굴인식은 유용한 추가 경로가 될 수 있으나 그것이 유일한 접근 경로가 되면 다른 의존이 생깁니다. 스마트폰이 방전되거나 통신이 끊기고 앱에서 로그아웃되거나 서버가 멈추면 집으로 들어갈 방법도 사라집니다. 얼굴인식에 실패했을 때 화면에 표시된 안내를 읽지 못하면 실패 이유와 다음 단계를 알 수 없습니다. 가족이나 경비원을 부를 수 있다는 말은 독립적인 출입 방법이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접근성의 핵심은 ‘독립성’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일부 이용자의 드문 경험도 아닙니다. 지난 제19호에서 살펴본 조사 보도에서는 시각장애인 응답자의 74.3%가 아파트 공동현관이나 현관문 잠금장치 키패드의 점자 부재를 가장 시급한 생활 점자 문제로 꼽았습니다. 주거지 호실 번호에 점자가 없다는 응답은 42.7%, 공공건물 계단과 승강기 주변의 층수·위치 안내 점자가 부족하다는 응답은 42%였습니다.11
하지만 여기서도 점자만 추가하면 끝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숫자와 기능을 촉각으로 식별하고, 입력값과 오류를 음성이나 진동으로 확인하며, 저시력인이 화면을 확대하거나 고대비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출입카드와 물리 열쇠, 접근 가능한 호출 방식처럼 전원과 통신 장애 때 쓸 수 있는 대체 경로도 필요합니다. 경보음을 들을 수 없는 사람을 위한 시각·진동 피드백까지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공동현관 로비폰은 단순한 전자제품이 아닙니다. 건축물의 출입을 통제하고 접근 가능한 동선의 첫 관문을 결정합니다. 출입문과 승강기 사이에 턱이 없어도 로비폰을 조작하지 못해 공동현관을 통과할 수 없다면 그 길을 접근 가능한 경로라고 부르기 어렵습니다.
내 집에 들어갈 때마다 다른 사람을 불러야 하는 상황은 조금 번거로운 정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언제 귀가하는지 알리고, 누구에게 문을 열어 달라고 부탁하며, 출입 비밀번호를 공유해야 합니다. 이동의 독립성과 사생활, 안전과 자기결정이 함께 흔들립니다.
- 국립국어원, 「국민의 점자 인식 및 점자 사용 환경 조사」
- 투데이신문, 「점자법 10년…성인 점자 교육은 ‘걸음마’ 단계」
- 에이블뉴스, 「“왜 내 집인데 마음대로 못 드나드나” 시각장애인 막는 장벽」
브리핑 5. 월패드가 집의 스위치가 될 때 — 주거 설비의 접근성은 기본 성능이다
집 안으로 들어왔다고 접근성 문제가 끝나지는 않습니다. 현관 옆 월패드와 난방조절기, 조명 스위치와 보일러 제어기, 인터폰과 가스차단기는 집의 상태를 확인하고 바꾸는 장치입니다. 최근 공동주택에서는 월패드 하나가 방문자와 통화하고 문을 열어 주는 기능을 넘어 조명, 난방, 환기, 가스, 방재, 보안, 택배와 주차 정보를 묶기도 합니다.12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은 세대단말기를 세대와 공용부의 여러 설비를 제어하고 확인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정의합니다. 원격제어기기는 전원이나 통신에 이상이 생겨도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어야 하고 화재 같은 비상시에는 공동현관과 지하주차장 출입문을 수동으로 여닫을 수 있어야 합니다.13
문제는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문장만으로 누가 그 조작부를 사용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화면을 보지 않고 수동 조작부의 위치를 찾을 수 있습니까? 버튼의 경계와 기능을 손끝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까? 현재 난방 온도와 조명 상태, 가스 밸브의 잠김 여부를 음성이나 촉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까? 화재 경보가 울릴 때 어떤 경보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까? 조작에 실패했을 때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다시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까?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수동 조작 수단도 시각장애인에게는 수동이 아니라 타인의 손을 빌리는 방법이 됩니다.
주거 설비의 접근성은 네 단계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조작부를 찾고 식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필수 기능은 촉각으로 위치와 경계를 알 수 있어야 하고 버튼과 표시는 저시력인이 구별할 수 있는 크기와 대비를 가져야 합니다.
둘째, 입력과 결과를 같은 감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을 눌렀는지, 현재 값이 무엇인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취소됐는지 경보가 발생했는지를 음성·촉각·진동·확대·고대비 같은 방식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셋째, 대체 경로가 있어야 합니다. 앱과 음성인식, 얼굴인식은 선택지를 늘리지만 기기와 계정, 통신망과 외부 서버가 모두 정상이어야 작동합니다. 접근성 기능은 앱 안에만 숨겨 두지 말고 고정형 조작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원과 통신이 끊겼을 때 쓸 물리적 수단도 남겨야 합니다.
넷째, 접근성을 기본 성능으로 제공하고 유지해야 합니다. 입주자가 별도로 신청해야 붙여 주는 점자 스티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초기 설정부터 화면을 보지 않고 접근성 기능을 켤 수 있어야 합니다. 로비폰과 월패드 교체, 펌웨어 업데이트, 리모델링 뒤에도 같은 이용 과정을 다시 시험해야 합니다. 접근성이 준공 당시 한 번 통과한 상태가 아니라 입주 기간 동안 계속 유지되는 성능이어야 합니다.
시각장애인이 월패드 앞에 섰을 때는 그것이 어느 부처의 소관인지 알 필요가 없습니다. 손을 댄 곳에 무엇이 있는지, 지금 난방이 켜져 있는지, 방문자에게 문을 열어 주었는지 알 수 있으면 됩니다. 그러나 화면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끝으로 구별할 버튼도 없다면 월패드는 집의 스위치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불러야 하는 ‘대답 없는 벽’이 됩니다.
행정에서는 이 하나의 장치를 여러 영역으로 나눠 다룹니다.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도 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가 함께 발령한 공동고시입니다. 주택 안의 설치, 통신망과 보안, 제품 인증과 표준이 서로 다른 전문 영역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업무를 나누는 것은 필요하고 공동고시라서 개정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2021년에도 세 부처는 홈네트워크 보안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이 기준을 함께 고쳤습니다.14
문제는 나눈 일을 다시 하나의 사용 과정으로 연결할 책임이 분명하지 않을 때 생깁니다. 조작부의 위치와 높이, 음성·촉각·화면낭독 기능, 앱과 네트워크를 통한 제어, 인증과 시험 방법이 각각 기준에 들어가도 이를 이어서 확인하지 않으면 당사자는 여전히 월패드 앞에서 멈춥니다. 어느 부처가 조정을 이끌고 제품 인증부터 주택의 사용승인과 사후관리까지 이어서 확인할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15 사용자의 생활은 정부 조직도처럼 나뉘어 있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법에 담으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2024년 11월 발의된 제2205843호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공동주택 세대단말기에 점자와 음성 기능, 화면낭독 프로그램 지원, 접근 가능한 설치 위치와 높이, 웹이나 앱을 통한 조작 등을 고려하도록 제안합니다. 이 법안은 2025년 2월 18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뒤 소위원회로 회부된 상태입니다.16
법안이 다루는 세대단말기 접근성은 꼭 필요합니다. 다만 생활의 경로는 월패드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공동현관 로비폰과 디지털 도어록, 터치식 인터폰, 목적층 등록기, 난방조절기와 가스차단기까지 함께 보아야 합니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받은 건물이라고 해서 그 안의 모든 전자식 설비를 모든 장애인이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인증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아닙니다. 건축물의 이동 경로를 평가하는 기준과 전자식 설비의 세부 접근성 기준을 연결하고 당사자가 공동현관부터 세대 안의 환경 제어까지 필요한 일을 마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17
집은 가장 사적인 공간입니다. 언제 불을 켜고 끌지, 난방 온도를 얼마나 올릴지, 찾아온 사람에게 문을 열어 줄지, 경보가 울렸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를 거주자 스스로가 결정합니다. 월패드와 로비폰이 그 결정을 대신 통제한다면 접근성은 부가 기능일 수 없습니다. 집을 온전히 자신의 공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기본 성능입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능형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 개정」
- 국민참여입법센터,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 제2205843호
- 한국장애인개발원, 「BF 인증 개요」
마치며
앞에서 잘못 붙은 점자표지판 하나를 살펴봤습니다.
그 표지판을 설치한 사람에게는 작은 실수였을지 몰라도 손끝으로 그 정보를 믿고 움직이는 사람에게는 길을 바꾸는 오류입니다. 점자블록의 위치가 조금 어긋나고, 승강기 점자가 거꾸로 붙고, 공동현관 숫자판에 촉각 단서가 빠지고, 월패드가 화면으로만 상태를 알려 주는 일이 이어지면 시각장애인의 하루는 계속 다른 사람에게 묻고 확인하고 부탁하는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저 알리는 편의시설 설치율이 높아졌다는 소식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더 많은 건물에 접근로와 화장실, 승강기와 안내시설이 들어왔습니다. 그 변화 덕분에 실제로 이동하고 참여할 수 있게 된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평균이 높아졌다는 말로 멈춰서는 안 됩니다. 시각장애인 관련 항목의 적정 설치율은 전체 평균보다 24.7%p 낮았습니다. 계단 앞 점형블록과 피난설비, 일상 조작부는 더 낮았습니다. 설치된 시설 가운데에도 위치와 방향, 정보가 틀려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몇 개를 설치했는지만큼 누가 끝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를 세어야 합니다.
계단과 승강기는 둘 중 하나를 골라 없앨 시설이 아닙니다. 공동현관의 턱 없는 길과 로비폰의 접근성도 따로 떼어 볼 수 없습니다. 월패드의 보안과 통신 성능을 점검하면서 거주자가 그 기능을 스스로 조작할 수 있는지를 빼놓아서도 안 됩니다. 도면과 준공 검사에서 끝내지 말고 제품 교체와 공간 변경 뒤에도 당사자와 함께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공기와 행정 부담, 사회적 비용 증가와 현실성을 말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에게 그 기다림은 잘못된 표지를 다시 믿고, 쓸 수 없는 조작부 앞에서 또 다른 사람을 불러야 하는 시간입니다. 접근성을 처음부터 공기와 예산에 넣고, 당사자가 말한 필요를 설계와 기준으로 바꾸며, 부처들이 나눈 일을 다시 하나의 사용 과정으로 연결하는 것이 행정과 전문가의 일입니다. 당사자에게 전문가의 숙제를 풀라고 요구한 뒤, 풀지 못한 요구를 비현실적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접근 가능한 공간은 시설 하나가 기준에 맞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시각장애인이 공동현관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고, 집 안의 설비를 스스로 제어하고, 고장과 재난 상황에서도 다른 경로를 찾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점자표지판을 설치했다는 기록보다 그 손끝에 정확한 길이 닿아야 합니다.
다음 주 화요일에 뵙겠습니다.
Foot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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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은 장애인 등이 시설과 설비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고 정보에 접근하도록 편의시설의 설치·운영을 규율합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조사에서는 편의시설을 매개시설, 내부시설, 위생시설, 안내시설, 기타시설, 비치용품의 여섯 범주로 나눴습니다. 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는 편의시설을 이동과 시설 이용을 돕고 정보 접근을 쉽게 하는 시설과 설비로 설명하며, 시각장애인용 편의시설의 대표적인 종류로 점자블록·점자표지판·점자안내판·음성유도기를 제시합니다. 내부시설 표에 쓰인 ‘계단 또는 승강기’는 뒤의 브리핑 3에서 별도로 살펴봅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보건복지부,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 89.2%로 ‘18년보다 9.0%p 상승, 세종·서울·경기 등 높아」(2024.4.12.), 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편의시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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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블록’은 점자 문자를 적어 놓은 블록이라는 뜻이 아니라, 바닥의 돌출 형태로 보행 정보를 전달하는 블록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기능과 형태에 따라 점형블록과 선형블록으로 나뉩니다. 점형블록은 보행 동선의 분기점·대기점·시발점·목적지점 같은 위치를 알리고 장애물이나 위험 지점을 경고하는 돌출점 형태의 블록입니다. 선형블록은 이동 방향을 이어 주는 돌출선 형태의 블록입니다. 따라서 계단 앞 점형블록은 길을 계속 따라가라는 표시가 아니라 단차와 위험에 주의하라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 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점자블록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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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집이 시각장애인 관련 시설로 분류한 32개 항목을 한국장애인개발원의 공개 원보고서 표에서 다시 합산했습니다. 전체 944,277개 가운데 설치된 시설은 600,584개, 기준에 맞게 설치된 시설은 515,019개로 각각 63.6%와 54.5%입니다. 계단 앞 점형블록 36.1%·27.2%, 계단 손잡이 점자표지 26.1%·22.4%, 시각장애인용 피난설비 86.0%·34.1%, 판매기·음료대 등의 조작버튼 점자표시 18.8%·16.3%도 같은 원표의 설치수와 적정 설치수를 분모로 다시 계산해 확인했습니다. 32개 항목의 선별 기준은 자료집을 따랐지만 수치는 공개 원자료로 재현할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보도자료는 시각장애인 항목의 별도 총계를 직접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 한국장애인개발원, 「2023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현황조사」,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2026).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 제고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 자료집』; 보건복지부, 「2023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현황조사」 결과 발표(2024.4.12.), 매경헬스, 「“점자가 180도 뒤집혀 있었다”…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있어도 못 쓴다」(2026.8.31.), 에이블뉴스, 「“왜 내 집인데 마음대로 못 드나드나” 시각장애인 막는 장벽」(2026.8.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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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진은 토론회 자료집 23
33쪽에 실렸습니다. 공개 보도에서도 180도 뒤집힌 점자, 교육실 문에 붙은 회의실 점자표지, 실제 공간 정보와 다른 점자안내판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른 공개 보도는 훼손된 손잡이 점자와 깨지고 들뜬 점자블록, 승강기의 ‘위’ 버튼에 ‘하’라고 표기된 사례를 전했습니다. 이 기사들은 토론회에서 제시된 오류 유형을 공개 주소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하지만, 언론사가 해당 시설을 별도로 재조사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2026).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 제고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 자료집』, 2333쪽; 매경헬스, 「“점자가 180도 뒤집혀 있었다”…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있어도 못 쓴다」(2026.8.31.), 시사위크,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 89.2%인데… “시각장애인 체감 접근성 낮아”」(2026.9.1.), 에이블뉴스, 「“왜 내 집인데 마음대로 못 드나드나” 시각장애인 막는 장벽」(2026.8.31.) ↩ -
공개된 「2025년 전국 공공의료기관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실태조사」에서 43.5%는 전국 공공의료기관 111곳의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기준 항목 2,219개 가운데 966개가 적정하다고 판정된 비율입니다. 같은 보고서의 30.1%는 점자블록·점자표지판·점자안내판·음성안내장치 10,728개 가운데 3,233개가 적정하게 설치된 비율입니다. 기준 항목을 시설별로 한 번씩 센 43.5%와 개별 설치물 수를 센 30.1%는 분모와 분류가 다르므로 같은 지표의 전후 변화처럼 비교할 수 없습니다. 함께 읽기: 제7호 ‘공공의료기관 적정 설치율 30%대’. | 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2025년 전국 공공의료기관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실태조사」(2025.1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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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工期)는 공사에 걸리는 기간을 뜻합니다. 국토교통부의 「공공 건설공사의 공사기간 산정기준」은 공사기간을 계약의 착수일부터 완료일까지의 기간 또는 계약의 이행예정기간으로 정의하고, 준비기간·비작업일수·작업일수·정리기간을 포함해 산정하도록 합니다. 접근성 시설의 시공과 검수가 처음부터 설계와 발주에 포함됐다면 그 시간도 별도의 추가 일정이 아니라 본래 공사기간의 일부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 이 글의 문제의식입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공공 건설공사의 공사기간 산정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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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 검수에 당사자가 참여한다는 말은 시각장애인 한 사람이 시각 도면을 혼자 읽고 기술 판단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는 전문 인력이 사전도면 검토와 현장 점검을 맡고, 검토 결과가 적용·시정되도록 의뢰 기관과 시공사에 조치·처리 여부를 회신하게 하는 사업을 운영합니다. 미국 국립예술기금이 소개한 시각장애인 건축가 크리스 다우니는 대형 엠보싱 프린터로 출력한 촉각 도면을 읽고 다른 건축가들과 협업합니다. 국내 근로지원인 서비스도 핵심 업무 능력이 있는 중증장애인이 장애 때문에 하기 어려운 부수 업무를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이처럼 당사자의 사용 경험과 편의시설·건축 전문가의 기술 판단을 잇고, 촉각 도면과 보조 인력 등 필요한 수단을 갖추면 협업 검수가 가능합니다. 다만 AI 시각 지원은 보조 수단일 뿐 전문 검수의 단독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2024년 Microsoft 연구에서는 25개 CLIP 모델의 정확도가 시각장애인·저시력 사용자가 촬영한 이미지에서 웹 수집 이미지보다 평균 15%p 낮았습니다. | 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상담 및 점검 사업」,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근로지원인 서비스 안내」, 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 「Careers in the Arts Toolkit Artist Profile: Chris Downey」, Microsoft Research, 「Explaining CLIP’s performance disparities on data from blind/low vision users」(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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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령 별표 2는 내부시설 항목을 ‘계단 또는 승강기’로 묶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공개 원보고서는 이 구조 때문에 승강기가 설치된 건물에서 계단 관련 편의시설이 조사 대상에서 빠지는 문제를 지적하고, 조사표에서 계단과 승강기를 구분해 계단 손잡이 점자표지와 점형블록 등을 따로 점검하도록 제안했습니다. 최근 토론회 보도에서도 현장에서 이 문구를 둘 중 하나만 설치하면 되는 것으로 해석해 계단 편의시설을 빠뜨리는 사례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법령 개정과 해설서 보완이라는 서로 다른 개선안이 소개됐습니다. 따라서 모든 시설에서 법적으로 둘 중 하나가 곧바로 면제된다고 단정하기보다 법령 문구와 현장 해석, 개정 방법을 나누어 살펴야 합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 2, 한국장애인개발원, 「2023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현황조사」,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2026).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 제고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 자료집』; 에이블뉴스, 「“왜 내 집인데 마음대로 못 드나드나” 시각장애인 막는 장벽」(2026.8.31.), 매경헬스, 「“점자가 180도 뒤집혀 있었다”…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있어도 못 쓴다」(2026.8.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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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층 등록식 승강기(destination-oriented elevator system)는 탑승자가 승강기 안이 아니라 승강장에서 목적층을 먼저 입력하면 시스템이 탈 승강기를 배정하는 방식입니다. 일반 승강기처럼 위·아래 호출 버튼을 누른 뒤 내부에서 층을 고르는 방식과 이용 순서가 다릅니다. 미국 접근성위원회(U.S. Access Board)의 ADA 표준 해설은 호출 버튼이 눌렸음을 알리는 표시, 승강기 도착과 운행 방향을 알리는 시각·청각 신호, 승강로의 촉각 문자와 점자, 승강기 내부 조작부를 각각 설명합니다. 목적층 등록식 승강기에서는 접근 가능한 입력장치와 배정된 승강기를 식별할 수 있는 표시도 다룹니다. 이 자료는 국내법의 직접 기준이 아니라 승강기 접근성을 호출부터 탑승·도착까지 이어지는 이용 과정으로 살펴보기 위한 비교 자료입니다. | U.S. Access Board, 「Chapter 4: Elevators and Platform Lif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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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공동현관 로비폰’은 세대 호출·통화와 출입 인증, 공동현관 문 열림에 쓰이는 단말기를 가리킵니다. 로비폰은 제품·현장에서 흔히 쓰는 이름이고,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은 상위 기능인 ‘전자출입시스템’을 비밀번호나 출입카드 같은 전자매체로 주동 출입과 지하주차장 출입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정의합니다. 실제 제품의 한 사례인 코콤 K6B LP-70D는 세대·경비실 확인 및 통화, 문 열림, 세대별 비밀번호와 RF 카드, 15키 터치 조작을 주요 기능으로 제시하고, 7인치 전면 정전식 풀터치 패널을 사용한다고 밝힙니다. 이는 로비폰이 단순한 숫자판이 아니라 통화·인증·문 열림을 묶은 터치 기반 단말기로 공급되는 사례를 보여줄 뿐, 모든 로비폰의 구성이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2026년 8월 31일 공개된 토론회 보도에서도 전면 유리 터치스크린과 평면형 숫자판, 앱·얼굴인식에 의존하는 공동현관 설비가 시각장애인의 독립적인 출입을 막는다는 당사자 지적과 함께 로비폰·월패드 같은 고정형 전자식 장치를 편의시설 법체계에 포함해야 한다는 제안이 소개됐습니다. 따라서 로비폰의 접근성은 숫자판을 누를 수 있는지만이 아니라 인증 결과와 오류, 문이 열렸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는지를 포함합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 제3조제4호라목·제10조제4호, 코콤, 「K6B시스템 로비폰 K6B LP-70D」, 에이블뉴스, 「“왜 내 집인데 마음대로 못 드나드나” 시각장애인 막는 장벽」(2026.8.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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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의 「2025년 국민의 점자 인식 및 점자 사용 환경 조사」는 아파트 공동현관·현관문 잠금장치 키패드의 점자 부재를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생활 점자 문제로 제시했습니다. 투데이신문 보도는 이 조사 결과를 인용해 해당 응답이 74.3%였으며, 주거지 호실 번호의 점자 부재는 42.7%, 공공건물 계단·승강기 주변의 층수·위치 안내 점자 부족은 42%였다고 전했습니다. 점자는 중요한 접근 경로이지만 이 수치만으로 음성·확대·고대비·촉각 피드백 등 주거 설비 접근성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함께 읽기: 제19호 ‘생활 공간의 점자’. | 국립국어원, 「국민의 점자 인식 및 점자 사용 환경 조사」(2025), 투데이신문, 「점자법 10년…성인 점자 교육은 ‘걸음마’ 단계」(2026.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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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월패드’는 공동주택 세대 벽면에 고정해 쓰는 홈네트워크 세대단말기를 가리킵니다.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은 ‘세대단말기’를 세대와 공용부의 여러 설비를 제어하고 상태를 확인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장치로 정의합니다. 실제 제품의 한 사례인 코콤 KHN-T100M9는 벽면 매립형 10.1인치 정전식 풀터치 화면에 통화, 생활정보·홈 IoT, 외부 제어, 보안 기능을 모읍니다. 이 제조사 자료는 화면 중심의 통합 제어가 실제 제품으로 구현된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해당 제품의 접근성을 검증한 자료는 아닙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 코콤, 「스마트월패드 KHN-T100M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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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에서 ‘원격제어기기’는 가스·조명·전기·난방·출입 등을 주택 안팎에서 원격으로 제어하는 기기를 뜻합니다. 제10조제1호는 전원이나 통신에 이상이 생겨도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호나목은 화재 같은 비상시에 공동현관과 지하주차장 출입문을 수동으로 여닫을 수 있게 하도록 정합니다. 다만 이 조문은 시각장애인이 수동 조작부의 위치와 기능을 식별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접근성 성능까지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 제10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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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은 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가 각각의 고시 번호로 함께 발령한 공동고시입니다. 제13조는 홈네트워크사용기기가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증규정을 따르도록 하고, 제15조는 국토교통부장관이 3년마다 고시의 타당성을 검토하도록 정합니다. 세 부처는 2021년에도 홈네트워크 보안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이 기준을 함께 고쳤습니다. 공동고시라는 사실만으로 개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설치·제품·정보통신·인증을 가로지르는 접근성 기준을 마련하려면 부처 간 조정과 책임 주체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2022.7.1. 시행),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능형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 개정」(2021.1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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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승인은 건축공사를 마친 건축물을 사용하기 전에 건축주가 허가권자에게 신청하는 행정 절차입니다. 「건축법」 제22조에 따르면 허가권자는 원칙적으로 건축물이 허가·신고한 설계도서대로 시공됐는지와 감리완료보고서·공사완료도서 등이 적합하게 작성됐는지를 검사한 뒤 사용승인서를 내줍니다. 이 글에서 제품 인증부터 사용승인과 사후관리까지 연결해야 한다는 말은, 기기 하나의 시험뿐 아니라 실제 주택에 설치된 상태와 입주 뒤 유지까지 같은 사용 과정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건축법」 제22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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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5843호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김정재 의원 등 11인이 2024년 11월 25일 발의했습니다. 제안 이유와 주요 내용에는 점자·음성 기능, 화면낭독 프로그램 지원, 세대단말기의 위치·높이, 웹사이트 또는 이동통신단말기의 응용 소프트웨어를 통한 조작이 들어 있습니다. 공식 입법진행현황은 2025년 2월 18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정·제안설명·검토보고·대체토론을 거쳐 소위원회로 회부된 상태를 표시합니다. 이는 현행 의무가 아니라 심사 중인 법안의 제안 내용입니다. 2026년 8월 31일 공개된 보도도 월패드와 공동현관 로비폰 같은 고정형 전자식 장치의 접근성 기준을 법체계에 담아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음을 전했습니다. | 국민참여입법센터,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 제2205843호, 에이블뉴스, 「“왜 내 집인데 마음대로 못 드나드나” 시각장애인 막는 장벽」(2026.8.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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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는 Barrier Free의 머리글자이며, 국내에서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뜻합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BF 인증을 어린이·노인·장애인·임산부 등이 개별시설물과 지역을 접근·이용·이동할 때 불편하지 않도록 계획·설계·시공·관리했는지를 평가하는 제도로 설명합니다. 설계 내용을 보는 예비인증과 공사를 마친 뒤 받는 본인증으로 나뉩니다. 2026년 9월 1일 공개된 토론회 보도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 관계자는 제품 자체의 음성 안내·물리 버튼·화면 인터페이스는 정보통신 접근성 제도로, 설치 높이·접근 동선·조작 공간은 장애인등편의법과 BF 인증으로 다룰 수 있도록 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현행 인증의 가치를 인정하는 일과 전자식 설비의 세부 조작 가능성을 별도 기준과 실제 이용 과정으로 확인하는 일은 함께 가야 합니다. | 한국장애인개발원, 「BF 인증 개요」, 시사위크,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 89.2%인데… “시각장애인 체감 접근성 낮아”」(2026.9.1.) ↩
